생활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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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수원나눔의집은 기도와 실천의 일치, 성찰과 활동의 일치를 지향합니다.
의로운 실천이라도 동기가 어두울 수 있습니다. (개인의 명예, 공명심, 인정의 욕구 등)
모든 활동은 성찰의 수고와 함께 조명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활동가들의 소진이 멈추고 보다 근원적인 ‘선(善)’을 향해 작용 할 수 있습니다.

제목 이어진다. - 생활과묵상44 등록일 2023.04.25
글쓴이 정일용 조회 161

■ 요한 1:29-34

다음날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한테 오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신다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신데 그분은 사실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었다나도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그러나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베푼 것은 이분을 이스라엘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 요한은 또 증언하였다. “나는 성령이 하늘에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이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았다나는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그러나 물로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분이 성령이 내려와서 어떤 사람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거든 그가 바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분인 줄 알아라.’ 하고 말씀해 주셨다과연 나는 그 광경을 보았다그래서 나는 지금 이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하는 것이다.”

 

                                         증언자

예전 어느 날가족들과 함께 청계천 평화시장에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시장근처를 걷고 있는데 저의 딸의 시선을 끄는 무언가가 있었는데요.

청계천 버들다리 위에 자리한 전태일 동상을 발견한 딸이 조용히 묻습니다.

아빠 저게 누구야?”

딸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머릿속으로 내용을 구상하고 있는데

아이 엄마가 대신 대답을 합니다.

 

이 분은 전태일이라는 사람인데공장에서 일하는 어린 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싸우신 분이야옛날에는 어린 소년소녀들도 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작업환경이 좋지 않았어그래서 전태일씨가 나서서

열악한 환경을 바꾸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고 여러 방법으로

노력을 했지그런데도 우리 나라가 그 분의 말을 안 들어주니까

결국 자기 몸에 불을 붙이고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들어달라며 돌아가셨어.”

아내의 이야기를 듣고 제 마음속에는 잔잔한 미소가 맺혔습니다.

이렇게 계승되는 것이구나.’

 

아이 엄마에게 쌓인 그 무언가가 딸에게로 이어지고 딸은 그렇게 해서

한번도 보지 못한 누군가를 마음에 품게 되었습니다.

누군가를 기억하고 계승한다는 것누군가의 존재를 증언한다는 것은

이렇게 자연스러운 과정인 것 같습니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고 사람들에게 증언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처럼 말입니다.

 

우리의 삶은 지금도 끊임없이 어린세대들에게 무언가를 전하고 있습니다.

내 소유나 명예경험에 대해서는 잘도 자랑하고 증언하면서도 정작

예수님에 대해서는 우물쭈물해 있는 제 모습을 봅니다.

주님을 전하는 우리들의 삶이 좀 더 자연스럽고 충만해지기를 기도합니다.

 

■ 오늘의 기도

지금 우리의 삶을 통해 누군가에게 전해지고 계승되어지는 것은 과연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