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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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수원나눔의집은 기도와 실천의 일치, 성찰과 활동의 일치를 지향합니다.
의로운 실천이라도 동기가 어두울 수 있습니다. (개인의 명예, 공명심, 인정의 욕구 등)
모든 활동은 성찰의 수고와 함께 조명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활동가들의 소진이 멈추고 보다 근원적인 ‘선(善)’을 향해 작용 할 수 있습니다.

제목 싸이렌소리 - 생활과묵상55 등록일 2024.01.17
글쓴이 정일용신부 조회 238

요한 20:19-31
19 안식일 다음날 저녁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어떤 집에 모여 문을 모두 닫아걸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20 그리고 나서 당신의 손과 옆구리를 보여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너무 기뻐서 어쩔 줄을 몰랐다.21 예수께서 다시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내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주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하고 말씀하셨다.22 이렇게 말씀하신 다음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말씀을 계속하셨다. "성령을 받아라.23 누구의 죄든지 너희가 용서해 주면 그들의 죄는 용서받을 것이고 용서해 주지 않으면 용서받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다."24 열두 제자 중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25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자 토마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26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27 그리고 토마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28 토마가 예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대답하자29 예수께서는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셨다.30 예수께서는 제자들 앞에서 이 책에 기록되지 않은 다른 기적들도 수없이 행하셨다.31 이 책을 쓴 목적은 다만 사람들이 예수는 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의 아들이심을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주님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싸이렌 소리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있는데 싸이렌이 울립니다.

 

아파트 경비실에서 알립니다. 지금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으니

집에 계신분들은 계단을 통해 아파트 밖으로 나가주시길 바랍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아파트 문들이 열리고 사람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서로 모르는 주민들끼리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 동요되지 않도록 독려합니다.

 

아파트로 이사 온지 4년이 지나도록 인사 한번 나누지 못한

주민이 많았는데 이날 하루는 같은 공간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주민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화재경보를 통해 새로운 관계들이 형성됩니다.

처음에는 두려움에 가슴이 뛰고 놀라 집 밖으로 나왔지만

이를 통해 가장 가까운 거리의 이웃들을 만난 것입니다.

 

우리 삶에 그런 충격들이 필요합니다.

자기만의 세계와 자기만의 안전을 위해 문을 꼭 닫고 사는

우리들에게 삶이란 다양한 생명들과 어울리며 만들어지는

축복임을 깨닫게 해주는 그런 충격이요.

 

오늘 두려움에 떨며 집안에 문을 닫아걸고 있던 제자들에게

어떤 싸이렌이 울립니다.

그 일로 제자들은 두려움에서 벗어나 문을 열고 세상과 당당히 마주서게 됩니다.

우리는 그 일을 부활사건이라 부릅니다.

상실감과 불안 속에서 작아지던 제자들 앞에 부활 예수께서 말씀하십니다.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그 한마디가 어쩌면 그들의 삶을 송두리째 흔드는

그런 싸이렌 소리가 아니었을까요?

지금도 주님께서는 우리 영혼에 속삭이고 계십니다.

우리 삶을 뒤흔들어 가슴뛰게 만들고 입술을 열어 당신의

살아계심을 소리치라고 지금도 말을 걸어오고 계십니다.

 

 

오늘의 기도

건조하고 나약한 내 삶을 깨워줄 싸이렌소리가

우리 영혼에서 울려나기를 기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