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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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수원나눔의집은 기도와 실천의 일치, 성찰과 활동의 일치를 지향합니다.
의로운 실천이라도 동기가 어두울 수 있습니다. (개인의 명예, 공명심, 인정의 욕구 등)
모든 활동은 성찰의 수고와 함께 조명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활동가들의 소진이 멈추고 보다 근원적인 ‘선(善)’을 향해 작용 할 수 있습니다.

제목 친구의 고백 - 생활과 묵상 37 등록일 2023.04.25
글쓴이 정일용 조회 258

마태 9:9-13 


예수께서 그 곳을 떠나 길을 가시다가 마태오라는 사람이 세관에 앉아 있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 오라하고 부르셨다그러자 그는 일어나서 예수를 따라 나섰다. 10 예수께서 마태오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실 때에 세리와 죄인들도 많이 와서 예수와 그 제자들과 함께 음식을 먹게 되었다. 11 이것을 본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예수의 제자들에게 "어찌하여 당신네 선생은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려 음식을 나누는 것이오?" 하고 물었다. 12 예수께서 이 말을 들으시고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13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동물을 잡아 나에게 바치는 제사가 아니라 이웃에게 베푸는 자선이다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가를 배워라나는 선한 사람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하고 말씀하셨다.

 

친구의 고백

 

얼마 전 친구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에 서울을 다녀왔습니다

어린 시절 꽤나 친했던 친구였는데 그동안 연락도 없이 지내다 

이런 자리에서 만나게 되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날 새벽녘에 친구가 어머니를 회상하며 했던 이야기가 

마음 한구석 묵직하게 머물러 있습니다. 


난 한동안 어머니에게 참 많이도 서운했었다.”

 

제 친구에게는 장애를 가진 동생이 있었어요

그리고 어머니는 장애가 있는 동생에게 온전히 투신하셨지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주말에도 항상 어머니 옆에는 동생이 있었고

형은 늘 어머니의 눈 속에 들어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형은 나를 봐달라며 투정도 부리고 크고 작은 사고도 

일으켜봤지만 그래도 어머니에게는 늘 동생뿐이었습니다.

 

그런 형에게 어머니는 네 주위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동생은 이 엄마뿐이지 않니?”라고 말씀을 하셨데요

어른이 된 지금에야 그 당시의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고 

이해할 수 있게 되었지만 그런 어머니이기에 보내는 

자신의 마음이 더욱 죄송하다고 말합니다.

 

성한 사람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자에게는 필요하다.’ 

는 예수님의 말씀과 동생에게는 이 엄마뿐이지 않니?’라는 

어머님의 말씀이 겹쳐 보입니다

이것은 당시 세계에서 버려진 세리와 죄인병자들을 향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희를 포기하더라도 나는 포기하지 않는다

라는 단호한 사랑의 표현이겠지요.

 

많이 아픈 사람에게많이 외로운 사람에게많이 부끄럽고 슬픈 사람에게 

이와 같은 사랑이란 곧 구원과도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