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 8:18-27 예수께서는 둘러서 있는 군중을 보시고 제자들에게 호수 건너편으로 가라고 하셨다. 그런데 한 율법학자가 와서 “선생님, 저는 선생님께서 가시는 곳이면 어디든지 따라가겠습니다.”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하고 말씀하셨다. 제자 중 한 사람이 와서 “주님, 먼저 집에 가서 아버지 장례를 치르게 해주십시오.”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예수께서는 “죽은 자들의 장례는 죽은 자들에게 맡겨 두고 너는 나를 따라라.”하고 말씀하셨다. 예수께서 배에 오르시자 제자들도 따라 올랐다. 그 때 마침 바다에 거센 풍랑이 일어나 배가 물결에 뒤덮이게 되었는데 예수께서는 주무시고 계셨다. 제자들이 곁에 가서 예수를 깨우며 “주님, 살려주십시오. 우리가 죽게 되었습니다.”하고 부르짖었다. 예수께서 그들에게 “그렇게도 믿음이 없느냐? 왜 그렇게 겁이 많으냐”하시며 일어나서 바람과 바다를 꾸짖으시자 사방이 아주 고요해졌다.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래져서 “도대체 이분이 누구인데 바람과 바다까지 복정하는가?”하며 수군거렸다. 어디로 가십니까? 사람이 붐비는 도심의 지하철이나 거리를 지날 때 느껴지는 외로움이 있습니다. 수많은 사람들과 스쳐지나가지만 서로의 눈빛에 담겨있는 것은 타인에 대한 철저한 무관심이지요. 그때 마주치는 인간은 길에 핀 봄꽃만큼의 눈길도 끌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예수님은 좀 다르셨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를 보러 모여듭니다. 혹시나 하는 기대와 관심, 설레임을 눈빛에 가득 담아 그가 오기만을 기다리지요. 하지만 예수께서는 그 자리를 피해 갈릴리 호수 건너편으로 가자고 하십니다.
자신을 찾고 있는 수많은 대중 속에서 오히려 그분이 느낀 감정은 고독이 아니었을까요? ‘너희는 나에게 무엇을 기대하고 있니? 너희는 나를 데리고 어디에 가고 싶은 것이지? 내가 가야만하는 길과는 정반대의 길을 바라보면서 너는 나를 따르겠다 말하는구나.’
그리고는 말씀하십니다.“여우도 굴이 있고 하늘의 새도 보금자리가 있지만 사람의 아들은 머리 둘 곳조차 없다.” 예수께서는 많은 사람들이 자기 주위에 모이는 것 자체를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