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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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수원나눔의집은 기도와 실천의 일치, 성찰과 활동의 일치를 지향합니다.
의로운 실천이라도 동기가 어두울 수 있습니다. (개인의 명예, 공명심, 인정의 욕구 등)
모든 활동은 성찰의 수고와 함께 조명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활동가들의 소진이 멈추고 보다 근원적인 ‘선(善)’을 향해 작용 할 수 있습니다.

제목 넘칠 때 조심하기 - 생활과묵상52 등록일 2023.07.28
글쓴이 정일용신부 조회 223

루가 10:17-21

17 일흔두 제자가 기쁨에 넘쳐 돌아와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들까지도 복종시켰습니다." 하고 아뢰었다. 18 예수께서 "나는 사탄이 하늘에서 번갯불처럼 떨어지는 것을 보았다. 19 내가 너희에게 뱀이나 전갈을 짓밟는 능력과 원수의 모든 힘을 꺾는 권세를 주었으니 이 세상에서 너희를 해칠 자는 하나도 없다. 20 그러나 악령들이 복종한다고 기뻐하기보다는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하고 말씀하셨다.21 바로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을 받아 기쁨에 넘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지혜롭다는 사람들과 똑똑하다는 사람들에게는 이 모든 것을 감추시고 오히려 철부지 어린이들에게 나타내 보이시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께서 원하신 뜻이었습니다.


                                  넘칠 때 조심하기

 

사람은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를 경험합니다.


그런데 그 실수를 가만히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요.


나약함에서 기인되는 실수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거나 가볍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덤벙대거나 허술해서 생기는 실수는 오히려


타인과의 관계를 긍정적으로 만들기도 하지요.


저 역시도 좀 허술한 사람들을 좋아하거든요.


그러나 과한 자신감이나 자존감, 센 기질이 만들어내는 실수는 좀 다르더군요.


그럴 때는 대개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고 상호의 관계를 틀어지게 만듭니다.

 

저의 경우만하더라도 제가 위축되어 있을 때 보다는 내 스스로의 에너지가


넘칠 때 실수를 하곤 합니다. 제 그릇에 비해 과한 기운이 넘칠 때는


타인이 잘 보이질 않아요. 내 주장과 내 기운에 압도되어서 상대의 기분이나


심정을 헤아리질 못하는 것이지요.


"주님, 저희가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들까지도 복종시켰습니다."


기쁨의 넘쳐 돌아온 제자들에게는 찬물을 뿌리는 소리겠지만


그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지금이야 말로 조심해야하고, 겸손해야 합니다.”


예수께서도 너희가 큰 이적을 행해서 기뻐하기 보다는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라고 하십니다.


수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을 따르며 마귀를 복종시키고 권능을 떨쳤지만


결국 그 힘과 자극이 수그러들자 예수를 버리고 떠나간 모습을 기억합니다.


비록 어린아이처럼 연약하지만 지금주님과 함께하는 삶을 우리가 간절히


지켜낸다면, 그 것은 다른 어떤 기적보다 훨씬 크고 값진 것임에 분명합니다.

 

오늘의 기도

주님! 거대한 힘과 능력의 주인이 되고픈 유혹으로부터 우리를 건지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