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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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실천이라도 동기가 어두울 수 있습니다. (개인의 명예, 공명심, 인정의 욕구 등)
모든 활동은 성찰의 수고와 함께 조명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활동가들의 소진이 멈추고 보다 근원적인 ‘선(善)’을 향해 작용 할 수 있습니다.

제목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 생활과 묵상 48 등록일 2023.06.09
글쓴이 정일용신부 조회 226

요한 20:24-29

24 열두 제자 중 하나로서 쌍둥이라고 불리던 토마는 예수께서 오셨을 때에 그들과 함께 있지 않았었다. 25 다른 제자들이 그에게 "우리는 주님을 뵈었소." 하고 말하자 토마는 그들에게 "나는 내 눈으로 그분의 손에 있는 못자국을 보고 내 손가락을 그 못자국에 넣어보고 또 내 손을 그분의 옆구리에 넣어보지 않고는 결코 믿지 못하겠소." 하고 말하였다26 여드레 뒤에 제자들이 다시 집 안에 모여 있었는데 그 자리에는 토마도 같이 있었다. 문이 다 잠겨 있었는데도 예수께서 들어오셔서 그들 한가운데 서시며 "너희에게 평화가 있기를!" 하고 인사하셨다. 27 그리고 토마에게 "네 손가락으로 내 손을 만져보아라. 또 네 손을 내 옆구리에 넣어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하고 말씀하셨다. 28 토마가 예수께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하고 대답하자 29 예수께서는 "너는 나를 보고야 믿느냐? 나를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고 말씀하셨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이른 더위로 인해서 주말 유원지를 찾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얼마 전에 아는 선생님이 유원지에서 난생처음으로 번지점프를 탔다 말합니다.

번지점프를 마치고 나오며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고 해요

이제는 누구든 용서할 수 있을 것 같다. 심지어 남편까지도..' 

죽을 것 같았다고 합니다

그런 절박한 체험이 누구라도 용서할 수 있겠다는 고백으로 표현되었겠지요.


사실 오늘 하루 우리를 찾아오는 고민들은 대부분 자잘한 것들입니다

그러다가 정말 감당할 수 없는 태풍을 만나게 되면

예를 들어 중병에 걸린다던가, 자기 혼자서는 도저히 풀 수 없는 난관에 부딪히면 

그 이전에 나를 괴롭히는 자질구레한 문제는 더 이상 문제가 아닌게 되지요

이런 난관을 건강히 풀어 갈 때 인간은 이전의 자기를 초월하는 경험에 이릅니다.


오늘 토마는 자기를 초월할 수 있는 특별한 자리에 서있습니다

물론 죽을 만큼 힘든 자리이기도 합니다

사실 토마의 고백은 단순히 믿지 못하는 비아냥이 아니라 절규에 가까워 보입니다

난 절대 믿을 수 없어, 아니 믿질 않을 꺼야

내 눈으로 분명히 그가 숨지는 것을 봤는데...

그가 나를 버리고 떠났는데...그래서 그 손에 못자국에 내가 손을 넣어보고 

허리 상처에 내 손을 넣지 않고서는 믿지 않을꺼야.”


지독한 상실감과 패배감에 젖어 누구에게도 희망을 둘 수 없었던 

토마에게 예수께서 찾아오십니다

그 순간 토마는 새로운 눈을 뜨며 자신을 초월하지요

불안과 회의, 낙심이 감싸던 이전의 토마는 죽고 예수를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으로 고백하며 새로운 생명으로 초대를 받습니다.


오늘 하루, 늘상 자질구레한 일에 마음을 빼앗겨 사는 우리의 모습을 봅니다

그리고 어서 눈을 뜨시오라 외치는 토마의 목소리에 조용히 귀 기울입니다.

 

오늘의 기도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내 삶의 모든 의사가 당신 안에서 이루어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