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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꽃과 하느님 - 생활과묵상 53 등록일 2023.10.31
글쓴이 정일용신부 조회 146

요한 1:10-18

말씀이 세상에 계셨고 세상이 이 말씀을 통하여 생겨났는데도 세상은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그분이 자기 나라에 오셨지만 백성들은 그분을 맞아 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분을 맞아들이고 믿는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특권을 주셨다. 그는 혈육으로나 육정으로나 사람의 욕망으로 난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게서 난 것이다. 말씀이 사람이 되셔서 우리와 함께 계셨는데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그것은 외아들이 아버지에게서 받은 영광이었다. 그분에게는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였다. 요한은 그분을 증언하여 외치기를 그분은 내 뒤에 오시지만 사실은 내가 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다.”라고 하였다. 우리는 모두 그분에게서 넘치는 은총을 받고 또 받았다. 모세에게는 율법을 받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게서는 은총과 진리를 받았다. 일찍이 하느님을 본 사람은 없다. 그런데 아버지의 품안에 계신 외아들로서 하느님과 똑같으신 그분이 하느님을 알려주셨다.

 

꽃과 하느님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고은시인의 그 꽃이라는 시입니다. 짧은 한 줄이지만


그 안에 녹아있는 주제는 가볍지 않습니다.

 

우리 일상의 빠른 속도와 분주함으로 그냥 지나쳐버리는

 

무수한 것들이 있습니다. 세상의 어떤 것이라도 내가 보지 못하고

 

의미를 부여치 않으면 그것은 나와 무관한 없음입니다.

 

 

며칠 전에 가정방문을 가다가 작은 개울을 건넌 일이 있었습니다.

 

그때 함께 동행했던 동료가 개울물소리가 참 좋네요.”라고 말합니다.

 

그제서야 제 귀에 졸졸졸물소리가 들려왔어요.

 

내 생각에만 골몰해있었기에 들리지 않았던 그 물소리!

 

그 어떤 소리도 듣지 못했던 제 건조함이 새삼 아프게 다가옵니다.

 

 

그런 생각을 하게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은 이어져 있구나.

 

모든 존재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깃들여 졌을 때 의미를 부여받고

 

세상의 가족으로 인정받는 것이구나.’

 

 

평화의 왕으로 오신 예수그리스도를 당시 사람들이 맞이하지

 

못한 이유도, 우리 삶에 깃들어 있는 하느님의 섭리를 알아보지

 

못한 이유도 그렇지 않을까요?

 

 

자주 잊곤 합니다. 우리 모두 각자 고유한 객체이기도 하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하나로 이어져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혈육과 육정과 욕망, 그리고 율법에 사로잡힌 사람은 꽃을 볼 수 없습니다.

 

그들은 쉴새 없이 타인과 경쟁하며 위로 오르려만 합니다.

 

 

그러나 은총과 진리를 신뢰하는 사람은 꽃을 봅니다.

 

꽃을 본다는 것은 그 작은 생명 안에 살아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은총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기도


모든 세상이 은총 안에서 서로를 보듬고 아우러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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