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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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회수원나눔의집은 기도와 실천의 일치, 성찰과 활동의 일치를 지향합니다.
의로운 실천이라도 동기가 어두울 수 있습니다. (개인의 명예, 공명심, 인정의 욕구 등)
모든 활동은 성찰의 수고와 함께 조명되어야 합니다.
그럴 때 활동가들의 소진이 멈추고 보다 근원적인 ‘선(善)’을 향해 작용 할 수 있습니다.

제목 잘 멈추어서기 - 생활과묵상66 등록일 2025.12.05
글쓴이 정일용신부 조회 650

마르 5:21-34

21 예수께서 배를 타고 건너편으로 다시 가시자 많은 사람들이 또 모여들었다. 예수께서 호숫가에 계셨을 때에 22 야이로라 하는 한 회당장이 와서 예수를 뵙고 그 발 앞에 엎드려 23 "제 어린 딸이 다 죽게 되었습니다. 제 집에 오셔서 그 아이에게 손을 얹어 병을 고쳐 살려주십시오." 하고 애원하였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를 따라 나서시었다. 24 그 때에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둘러싸고 밀어대며 따라갔다. 25 그런데 군중 속에는 열두 해 동안이나 하혈증으로 앓고 있던 여자가 있었다. 26 그 여자는 여러 의사에게 보이느라고 고생만 하고 가산마저 탕진했는데도 아무 효험도 없이 오히려 병은 점점 더 심해졌다. 27 그러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군중 속에 끼여 따라가다가 뒤에서 예수의 옷에 손을 대었다. 28 그 옷에 손을 대기만 해도 병이 나으리라고 생각하였던 것이다. 29 손을 대자마자 그 여자는 과연 출혈이 그치고 병이 나은 것을 스스로 알 수 있었다. 30 예수께서는 곧 자기에게서 기적의 힘이 나간 것을 아시고 돌아서서 군중을 둘러보시며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고 물으셨다. 31 제자들은 "누가 손을 대다니요? 보시다시피 이렇게 군중이 사방에서 밀어대고 있지 않습니까?" 하고 반문하였다. 32 그러나 예수께서는 둘러보시며 옷에 손을 댄 여자를 찾으셨다. 33 그 여자는 자기 몸에 일어난 일을 알았기 때문에 두려워 떨며 예수 앞에 엎드려 사실대로 말씀 드렸다. 34 예수께서는 그 여자에게 "여인아, 네 믿음이 너를 살렸다. 병이 완전히 나았으니 안심하고 가거라." 하고 말씀하셨다.

 


                                          잘 멈추어서기

 

며칠 전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는데 차에서 이상이 느껴졌습니다.

브레이크가 말을 듣지 않는거예요. 워낙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이라

그때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인지할 수가 없었어요.

 

! !’ 하며 싸이드 브레이크를 사용해서 차를 멈추고 나니

그때부터 등 뒤로 식은땀이 흘렀습니다. 큰일 날 뻔 했지요.

 

과속을 즐겨하는 버릇으로 인해 저는 브레이크보다는

액셀레이터(가속장치)’를 선호했습니다.

브레이크를 밟는 것은 비효율적이고, 따분한 일로 생각했었지요.

그런데 처음으로 브레이크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브레이크가 있기에 속도를 낼 수 있었던 거였어요.

더 빨리 달리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제동장치가 존재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며 그 옛날 예수께서도 참 바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묻고 요청하고 기대하는 분주한 일상이셨지요.

정신없이 이 마을 저 마을 다니며 군중들에 둘러싸여 있는

주님의 모습을 떠올려봅니다. 그런 인기라면 무슨 일이던 했겠지요.

하지만 예수께서는 늘 멈추셨습니다.

멈추어 기도하고 멈추어 치유하고 멈추어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남들은 신경쓰지 않고 오히려 외면하는 사람들을 멈추어

서서 만나주셨습니다. 그들이 예수님의 브레이크였습니다.

 

오늘 예수를 멈춰 세운 것은 한 여인의 절박함,

죽어가는 어린 딸을 위해 무릎을 꿇는 아비의 절박함이었습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의 아픈 사연을 그냥 외면할 수 없습니다.

 

오늘도 우리의 아픔과 고통을 그냥 넘어가지 않은 주님의 사랑을 신뢰합니다.



오늘의 기도


빨리 달리는 것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필요한 곳에서 잘 멈추는 것입니다

잘 멈추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