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과 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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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 때 활동가들의 소진이 멈추고 보다 근원적인 ‘선(善)’을 향해 작용 할 수 있습니다.

제목 이름을 부른다는 것 - 생활과묵상 63 등록일 2024.11.06
글쓴이 정일용신부 조회 23

루가2:15-21

15 천사들이 목자들을 떠나 하늘로 돌아 간 뒤에 목자들은 서로 "어서 베들레헴으로 가서 주님께서 우리에게 알려 주신 그 사실을 보자" 하면서 16 곧 달려 가 보았더니 마리아와 요셉이 있었고 과연 그 아기는 구유에 누워 있었다. 17 아기를 본 목자들이 사람들에게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이야기하였더니 18 목자들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모두 그 일을 신기하게 생각하였다. 19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 속 깊이 새겨 오래 간직하였다. 20 목자들은 자기들이 듣고 보고 한 것이 천사들에게 들은 바와 같았기 때문에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며 돌아갔다. 21 여드레째 되는 날은 아기에게 할례를 베푸는 날이었다. 그 날이 되자 아기가 잉태되기 전에 천사가 일러 준 대로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였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

 

얼마 전 초등학교 동창모임이 있었습니다.

간만에 만나 질퍽하게 먹고 마시며 분위기가 오르는데

한 친구가 제안을 합니다.

50여명이 되었던 6학년 8반 친구들 이름을

모두 떠올려보자는 것이었습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전혀 기억나지 않고 잊혀졌던

친구들이 그 이름과 함께 살아납니다.

이름을 부르며 잃어 버렸던 친구의 얼굴과 그와 만들었던

추억도 함께 떠올랐습니다.

 

신기한 체험이었습니다.

졸업 이후 통째로 없어졌던 누군가의 존재가

이름을 불렀을 때 기억 저편에서 끌어올려지는...

한 사람에게 붙여진 이름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한 존재의 모든 삶을 매개하는 보다 근본적인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누군가의 이름을 부를 때는

좀 더 정겹게 불러야겠다 다짐해봅니다.

 

오늘 한 아이가 예수라는 이름을 부여받습니다.

그리고 그 이름은 오늘날까지도 무수하게 불리워지고 있습니다.

그 이름을 부르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봅니다.

내가 아프거나 절박하거나 외로울 때 주문처럼 부르는 그 이름. 예수!

 

오늘은 좀 더 다정하게 부르고 싶습니다.

내 필요를 채우기 위해 요청하는 이름이 아니라 30년 짦은 인생을

치열하고 아름답게 살다간 사람의 아들(人子) 예수로...

 

 

오늘의 기도

 

조용히 이름을 불러봅시다. 주 예수님이시여! 우리와 같이 평화가 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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