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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안개 가득한 주님 - 생활과묵상39 등록일 2023.04.25
글쓴이 정일용 조회 166

요한 1:29-34

다음날 요한은 예수께서 자기한테 오시는 것을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이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 양이 저기 오신다내가 전에 내 뒤에 오시는 분이 한 분 계신데 그분은 사실은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계셨기 때문에 나보다 앞서신 분이라고 말한 것은 바로 이분을 두고 한 말이었다나도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그러나 내가 와서 물로 세례를 베푼 것은 이분을 이스라엘에게 알리려는 것이었다.” 요한은 또 증언하였다. “나는 성령이 하늘에서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와 이분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았다나는 이분이 누구신지 몰랐다그러나 물로 세례를 베풀라고 나를 보내신 분이 성령이 내려와서 어떤 사람 위에 머무르는 것을 보거든 그가 바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실 분인 줄 알아라.’ 하고 말씀해 주셨다과연 나는 그 광경을 보았다그래서 나는 지금 이분이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증언하는 것이다.”

 

안개 가득한 주님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가끔씩 안개라는 불편한 손님을 맞이할 때가 있습니다그럴 때에는 속도를 늦추고 달려야합니다또한 앞차의 비상등을 잘 보며 운전을 해야 하지요.
평소에는 주위의 많은 차들이 내 속도를 늦추게 만들고 운전을 힘들게 하는 불편함이었는데 그때만큼은 아주 다릅니다앞과 옆의 차 한대 한대가 갈 길을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니까 말입니다.
 
뿌연 안개를 헤치며 나아가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도 한치 앞이 보이질 않는 막막함 속에 들어가야 겨우 예수님을 찾게 되는 구나.’ 평소에는 예수님 없이 살아가면서도 홀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때 그분께 손을 내미는 우리의 모습을 보게 됩니다.
 
생각해보면 그 옛날 이스라엘 사람들도 그분의 정체에 대해 혼란스러웠을 것 같습니다여러 이적을 보이시며 신적인 능력을 발휘하시는 것 같지만 정작 힘과 권능으로 자신의 메시아성을 증명하지 않으시고 힘겹게 먼 길을 돌아서가는 느낌이랄까요안개 가득한 예수님의 정체에 답답해했을 그들의 심정이 오늘은 조금이나마 마음에 닿습니다사실 우리 역시도 삶이 버겁고 아플 때는 주님께서 확실히 믿을 만한 힘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아주기를 바라잖아요.
 
하지만 그분께서는 오히려 힘없고 나약한 어린양으로 우리에게 오십니다우리의 고통에 함께 상처받는 주님으로우리의 눈물에 함께 아파하는 주님으로 오십니다.
그 연민과 사랑의 방식이 이 세상의 딱딱한 껍질을 허무는 유일한 길임을 고백합니다.


■ 오늘의 기도
주님께서는 다른 이들의 아픔과 외로움 속으로 끊임없이 우리를 초대하고 계십니다